[신문선 사커비전]

  • 200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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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일 오후3시 "부천SK Flltball Members Club"행사에 참석하였던 신문선 SBS축구해설위원이 3.6일 스포츠서울에기고한 내용. 자기 생일은 모든 사람들이 잊지 못한다. 또 사람에 따라 부모님 기일이나 결혼일,아이들 생일 등도 꼭 기억하는 날일 것이다.필자도 예외는 아니다.평생을 축구와 더불어 살고 있는 역정에 잊지 못할 날이 있다. 82년 12월 17일이다. 이날은 유공축구단이 창단식을 갖고 할렐루야에 이어 국내 두번째 프로축구팀으로 출범한 역사적인 날이다. 한겨울의 추위속에 명동의 구 석탄공사 강당에서 치른 이날 창단식 장면은 오래된 흑백영화처럼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이미 작고하신 최종현회장이 구단주로서 팀 마스코트였던 대형코끼리가 새겨진 단기를 흔들던 모습과 단장이었던 조규향 전 유공사장, 이종환감독(현 프로연맹 부회장), 김정남 감독이 앞줄에 앉고 선수들이 뒷줄에 앉아 있던 기억이 선명히 떠 오른다. 창단멤버로는 필자를 포함해 박영수(현 대표팀 골키퍼 코치) 이장수(칭다오 감독) 최경식(숭실고 감독) 최기봉(대신고 감독) 김강남, 김성남(현 홍익대 감독) 이강조(현 상무 감독) 등 20명이었다. 유공팀의 창단은 한국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가치를 갖고 있다. 종교적인 목적을 갖고 창단했던 할렐루야와는 달리 순수 프로팀 성격으로 창단해 대우,포철을 프로팀으로 유도했으며 83년 역사적인 슈퍼리그 탄생의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목요일에 무려 21년만에 당시 몇몇 창단멤버를 포함해 유공과 부천SK를 거쳐간 25명의 스타들이 인천 부천 숙소에 모였다. 창단멤버인 김성남 최경식 최기봉과 대우에서 활동하다 유공에서 활동했던 박창선, 이외에도 백현영, 김성기, 구본석, 노수진,이상용, 이칠성, 문영래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함께했다. SK축구단의 발자취, 발전방안 토의에 이어 구단프론트와 함께 한 축구대회 등의 프로그램은 친목을 다지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날 행사는 과거 유공과 부천을 거쳐간 OB들에게 과거를 회상하고 또 자신이 뛰었던 친정팀에 애정을 갖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필자는 이날 OB를 대표해 명문구단의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는 역사요, 둘째는 화려한 성적이며, 셋째는 스타들을 많이 보유한 선진 행정의 팀”이 되어달라는 것이었다. 이미 안양 등 프로구단들이 은퇴한 멤버들과 1년에 한두번씩 만남을 통해 애정어린 고언을 귀담아 들으며 구단행정에 반영하는 것은 한국프로축구 발전의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지혜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