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제주, 탐라발 돌풍의 원동력은?

  • 201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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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발 강풍이 K-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올 시즌 사령탑을 교체한 제주유나이티드가 시즌 초반 리그 4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4라운드를 소화한 현재 무패 기록을 발판으로 리그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 다. 지난해 정규리그를 14위로 마감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7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 해도 눈에 띄는 상승세다. 공격에서 수비까지 탄탄한 척추라인 재건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재창단에 가까운 리빌딩을 단행했다. 공격에서 수비까지 주요 포지션마다 중심축으로 활용 할 선수들을 과감히 영입하고 경쟁력 있는 백업 멤버들을 확보하며 탄탄한 스쿼드를 구성했다. 지난해까지 제주는 구 자철로 대표되는 팀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김은중(FW)-구자철(MF)-조용형(DF)-김호준(GK)으로 이어지는 척 추라인이 재건되면서 안정감이 생겼다. 이상협, 박현범, 오승범 등이 허리진을 더욱 두텁게 하는데다 신예 이현호와 외국인 선수 네코도 K-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며 경쟁력을 갖춘 팀이 됐다. 젊은 팀 특유의 투지도 돋보인다. 미드필더 박현범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오히려 응집이 잘 된다. 처음에는 섬 생 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또래들이 많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박경훈식 ‘분석 축구’가 뜬다 올 시즌 제주의 지휘봉을 잡은 박경훈 감독은 전주대 축구학과 교수로 지낸 이력이 있다. 해박한 축구 이론에 과거 17 세 이하(U-17)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지낸 현장 경험이 더해졌다. 모든 데이터를 수치화해 선수들에게 정확한 목표의 식을 심어주는 게 핵심이다. 승점 관리가 대표적인 예. 지난해 홈과 원정지에서의 승률을 분석해 이번 시즌 승수를 쌓는데 구체적인 전략을 세웠 다. 특히 시즌 첫 경기였던 부산전과 홈개막전이었던 전북전을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로 보고 초반에 승부수를 띄웠 다. 계획대로 두 경기에서 승점 4점을 챙겼다. 훈련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수 전환의 속도를 높이 는 데 집중했다. 박경훈 감독은 “공수 밸런스가 유지되는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격하다 볼을 뺏겼을 때는 5초 이내에 수비로 전환하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의사소통 방법도 화제다. 박현범은 박경훈 감독에 대해 “선수들을 엄하게 대하거나 휘어잡 는 스타일이 아니다. 젊은 선수들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갖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 전했다. 이적생들 맹활약 제주의 강세를 주도하고 있는 이는 이상협이다. 올 시즌 서울에서 제주로 이적한 이상협은 3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 록하며 팀의 해결사로 자리를 잡았다.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이다. 착실한 동계훈련으로 체력을 끌어올리고 자 신감을 찾은 것이 상승세의 비결이다. 지난해까지 수원에서 뛰었던 박현범의 부활도 눈에 띈다. 4경기에서 벌써 2골을 기록했다. 박경훈 감독은 박현범에 대해 “1m94의 탁월한 체격 조건에 패싱력과 슈팅력을 고루 갖췄고 영리한 플레이를 한다”며 기존의 구자철, 오승범과 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했다. 다만 21일 대전전에서 새끼발가락 부상을 당하며 한달 여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 점이 아 쉽다. 중국에서 1년 동안 활약하다 K-리그로 돌아온 김은중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아직 골 소식은 없지만 최전방에서 폭 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분산시키고 있다. 제주의 2선 공격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박경훈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상승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자 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