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다사다난했던 2011년을 뒤로하며

  • 201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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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제주유나이티드의 겨울은 일찍 찾아왔다. 제주는 지난달 30일 수원 블루윙즈와의 K리그 30라운드 최종전을 끝으로 올 시즌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K리그 2위 등극과 함께 챔피언 결정전 진출로 연말까지 빡빡한 일정 을 소화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 어느 해보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제주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아쉬움이 크게 남은 시즌이 됐다. 실제 제주는 2011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와 네코를 제외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잔류 했고 여기에 알토란 같은 선수 영입에도 성공하며 전력을 배가시켰다. 이는 K리그와 ACL을 동시에 제패하기 위한 제 주의 승부수였다. 저돌적인 돌파와 중원과의 연계 플레이가 뛰어난 신영록과 강수일을 영입하면서 과부하가 걸렸던 공격진 운영에 숨 통을 트였고 정교한 크로스가 일품인 오른쪽 풀백 최원권의 가세로 공격 루트가 보다 다양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브라질 U-15, 17 청소년 대표팀 출신 공격수 삥요, 네코의 대체자로 영입한 브라질산 윙어 자일까지 합류하면 서 스쿼드의 무게가 한층 두터워졌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제주는 ACL E조 1차전에서 E조에서 약체로 평가됐던 톈진(중국)에게 덜미를 잡히 면서 불안한 출발을 시작했다. 제주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안방불패(12승 6무)의 아성이 깨지는 동시에 ACL 16강 진 출을 향한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제주는 K리그에서 처음으로 홈 경기 리콜 제도로 도입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지만 아시아 무대의 벽은 녹록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신영록이 5월 8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제주는 ACL 16 강 진출을 가늠할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병상에 누운 신영록을 위해 열정과 투지를 불태웠 지만 통한의 무승부를 기록하며 분루를 삼켜야했다. 하지만 이날 제주는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김은중은 선제골 을 터트린 뒤 중계 카메라 앞으로 다가가 "\;일어나라 영록아"\;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보여주며 신영록의 쾌유를 기 원했고 선수들의 열정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하지만 제주는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고 지난 6월 11일 수원전 서 극적인 3-2 승리를 거둔 뒤 리그 3위까지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주장이자 팀내 간판 공격수 김은중은 프로통산 100호골 고지 돌파를 비롯해 K리그 사상 네 번째로 50-50 클럽에 가입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중원을 책 임지던 박현범이 양준아와 맞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수원으로 떠나면서 전력 누수가 불가피해졌고 선수들이 집중 력 저하로 인한 경기력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박경훈 감독은 더 큰 한숨을 몰아 쉬었다. 그래도 포기는 없었다. 기적의 아이콘 신영록까지 돌아오자 꺼져가던 제주의 6강행 불씨는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신영록은 사고 발생 이후 168일만에 처음으로 제주종합경기장을 찾아 10월 22일 인천과의 정규리그 29라운드를 관전 했다. 경기에 앞서 신영록은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과 애정을 보내준 홈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보는 이 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그래서였을까. 제주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며 2-1 승 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8경기 연속 무승(4무 4패)에서 탈출하며 6강 진출의 가능성을 최종전까지 이어갔 다. 그리고 수원과의 운명의 최종전. 당시 6위 부산(승점 43점), 7위 경남(승점 42점), 8위 전남(승점 42점)이 나란히 패배 하고 제주가 수원을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거둘 경우 기적과도 같은 6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승리 의 여신은 제주를 외면했다. 마토와 스테보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0-2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제주는 10승 10 무 10패 승점 40점으로 리그 9위로 2011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제주팬들은 어김없이 제주의 경기에 열광하고 환 호했다. 감동의 순간에 제주는 하나가 됐고, 안타까운 순간에도 내일을 기약하며 뭉쳤다. 이는 2012시즌 새로운 모습 으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이 됐다. ▲ 제주유나이티드 2011시즌 최종 성적 K리그 : 10승 10무 10패 승점 40점 9위 러시앤캐쉬컵 : 8강 FA컵 : 16강 최다득점 : 산토스(14골) 최다도움 : 김은중(8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