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대첩, 승리 그 이상의 감동 말하다

  • 201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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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축구가 주는 감동은 비단 승리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탐라대첩"\;에 나선 제주유나이티드의 박경훈 감독 과 선수들의 거짓 없는 땀과 열정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지금 제주도에는 축구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올 시즌 안방불패(4승 2무) 및 최근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를 질주 하며 K리그 클래식 무대를 강타하고 있다. 여기에 제주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맞물리면서 경기장에도 활기가 샘솟 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서울전은 제주가 단순히 축구만 하는 구단이 아님을 인식시켰다. 매 경기 컨셉을 잡고 이벤트를 진행 중인 제주는 이날 서울전을 "\;탐라대첩"\;으로 명명했다. 2008년 8월 27일부터 이어 져 온 서울전 15경기 연속 무승(5무 10패)의 종지부를 찍으려는 제주의 의지가 담긴 컨셉이었다. 제주방어사령부의 지원 아래 상륙장갑차(KAAV) 및 고무보트(IBS)와 박격포, 무반동총 등 각종 화기가 경기장 주변에 배치됐고 경기장 입구에는 해병대원들이 거수 경례로 축구팬을 맞이하며 분위기를 띄었다. 제주도민 총동원령도 내려졌다. 선착순 2만명에게 건빵 2만 봉지를 나눠주고 사격대회(모형총)와 전투식량 시식회도 열었다. 군복을 입은 관중에겐 무료입장의 혜택이 주어졌다. 전의를 불태우기 위해 경기 시작전 군복을 착용한 박경 훈 감독은 "전시와 같은 각오로 꼭 승리하겠다"라는 선전포고와 함께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를 지켜본 최 용수 감독은 "5월은 가정의 달인데 왜 우리와 전쟁이냐"라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실제 경기도 "\;전쟁"\;을 방불케 했다. 무려 8골이나 터졌다. 제주는 0-2로 끌려가다 페드로의 해트트릭으로 3-2로 역전 을 만들었고 후반 47분 서동현의 재역전골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제주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후 반 48분 서울 김진규에게 통한의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주며 4-4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1-0→2-0→2-1→2-2→2- 3→3-3→3-4→4-4"\;. 말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탄 박경훈 감독은 "피말리는 경기였다.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게 너무 아 쉽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승리,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해준 제주에게 뜨거운 환호와 함께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처럼 수준 높은 경기력과 팬들을 끌어안는 마케팅은 제주의 그라운드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지 난 시즌 제주의 홈 경기 평균 관중수는 6,538에 달했다. 전년 대비 가장 높은 관중 증가율(41.85%)을 보인 제주는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 시즌 제주의 인기는 더욱 뜨겁다. 정규리그 6차례 홈 경기에서 총 65,059명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평균 관 중수는 약 10,843명. 축구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제주도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지역적, 환경적, 경제적 특성상 스포츠 붐이 일기 쉽지 않은 제주도에서 제주가 일군 성과는 무척 고무적이다. 제주의 도전은 계속 된다. 홈 관중 2만 명이 넘으면 머리카락을 오렌지색으로 염색하겠다던 박경훈 감독의 공약은 아 쉽게 불발됐다.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18,751명이 운집했다. 박경훈 감독은 "오렌지 염색을 하지 못해 아쉽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이 오렌지 물결로 넘실거릴 수 있도록 선수들, 구단 관계자들과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