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빛가람, “바닥 찍었으니 올라가겠다”
- 201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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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 2년간 전성기를 누렸다면, 그 뒤 2년은 바닥을 쳤다. 다시 올라가야하지 않을까.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모
든 걸 다 걸겠다."
5일 제주 전지훈련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난 윤빛가람(24)은 달라져있었다. 과거 취재진에게조차 "\;시크"\;했던 모습
은 없었다. 모든 걸 내려 놓은듯한 차분한 말투에서 진짜 어른이 됐음이 느껴졌다.
절치부심한 윤빛가람이 부활을 노리고 있다. 윤빛가람은 한 때 천재라 불렸다. 첫 태극마크를 단 2010년 8월 나이지
리아와 평가전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해 경남에서 9골·7도움을 올려 K리그 신인왕도 거머 쥐었
다. 2011년 1월 이란과 아시안컵 8강 연장전에 결승골을 터트려 "\;조광래호 황태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2년 레인저스(스코틀랜드)행이 불발되고, 성남으로 이적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적료 20억+조재철에
성남 유니폽을 입었지만 2군 강등 수모까지 겪으며 1골·3도움에 그쳤고, 런던올림픽 출전도 무산됐다. 이듬해 제주로
이적했으나 1골·2도움에 머물렀다. 축구선수로 전성기일 나이에 "\;빛"\;을 잃어버렸다.
윤빛가람은 "경남 시절 너무 빨리 태극마크를 달고,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졌다. 초심을 잃고 살았던 것 같다"며 "성남
시절 내가 팀에 맞추는 게 서툴다보니 트러블이 있었다. 볼을 뺏기면 홈팬들의 야유가 나와 아예 볼을 피해 다녔던
것 같다. 자신감이 한 번 추락하니 회복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17세 이하(U-17) 대표팀 시절부터 사제의 연을 맺은 "\;은사"\; 박경훈 제주 감독의 쓴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박 감
독은 1월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윤빛가람에게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라.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따끔한 충
고를 했다. 윤빛가람은 "프로에서 정말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축구에서 수비력을 보완하
지 않으면 어느 프로팀에 가도 못 뛸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윤빛가람은 5일 사간도스와 연습경기에서 전매특허인 킬패스를 선보였고,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되던 수비력을 보
완하기 위해 노력했다. 윤빛가람은 "올 시즌 제주는 바이에른 뮌헨 축구를 모토로 삼았다. 비디오 미팅 때 본 뮌헨의
필립 람의 활동량과 압박이 인상적이었다. 실전에서 형식적인 수비 가담이 아니라 과감하게 부딪히려 노력하고 있
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컨 동작도 신경쓰고 있다. 과거 스루패스를 넣고 그 자리에 서서 감탄하던 습관도 고치고 있
다"고 덧붙였다.
윤빛가람은 강한 자존심도 내려 놓았다. "\;수비의 정석"\; 에스티벤(제주)에게 조언도 구할 계획이다. 윤빛가람은 "이제
는 자존심을 따질 때가 아니다. 에스티벤은 울산 시절 굉장히 꺼려했던 상대였다. 볼을 차단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
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윤빛가람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난 황일수(제주) 형처럼 측면에 빠른 선수가 있으면 플레이를 펼치기 수월하다. 최
대한 볼터치를 많이해 나로 인한 공격 전개가 많이 됐으면 한다"며 "한 경기에 적어도 스루패스 1~2개씩은 넣고, 활
동량도 11~12㎞ 이상 가져가겠다. 그러면 공격포인트가 아니더라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팀 목표는 당연히 우승
이며, 최소 3위 안에 들어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스 진출권을 꼭 따고 싶다"고 말했다.
윤빛가람은 생애 처음으로 올해 1월1일 해돋이를 보러가서 소원을 빌었다고 했다. 진짜 어른이 된 것 같다는 취재진
의 질문에 윤빛가람은 "2-3년 전 사진을 보다 요즘 거울을 보면 많이 늙은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다시 진지한 눈
빛으로 돌아온 윤빛가람은 "경남에서 2년간 전성기를 누렸다면, 그 뒤 2년은 바닥을 쳤다. 다시 올라가야하지 않을
까.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모든 걸 다 걸겠다.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찾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
다. 오키나와(일본)=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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