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만 4골 박수창, 우연히 들어가는 골은 없다

  • 201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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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고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K리그 통산 최초 전반전 4골 해트트릭을 기록한 박수 창(25, 제주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의 이야기다. 박수창은 6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 홀 로 4골과 1도움을 기록하며 제주의 6-2 대승을 이끌었다. 말 그대로 박수창의, 박수창에 의한, 박수창을 위한 경기였다. 전반 11분 황일수가 왼쪽 측면에서 기습적으로 감아찬 오른발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강타하며 흘러나온 볼을 문전 앞에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뽑아낸 박수창은 9분 뒤에는 환상적인 추가골을 뽑아냈다.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드롭킥으로 전남의 골문을 꿰뚫으며 김병지 골키퍼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전반 30분 전남이 심동운의 추가골로 따라붙자 후반 34분 황일수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하며 프로 입단 후 첫 해트트릭을 작렬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아크 정면에서 드로겟이 내준 패스를 왼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감아차며 전반전 에만 "\;4골"\;을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다. 후반 3분에는 왼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문전 앞 으로 패 스를 연결해 황일수의 5번째 골을 도우며 원맨쇼의 대미를 장식했다. 박수창의 해트트릭은 전반전에만 기록한 것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역대 K리그 통산에 후반전에만 4골을 기록한 해트 트릭은 2회가 있었지만 (2011/07/06 울산 김신욱 對 경남전(리그컵), 2003/11/16 울산 도도 對 광주상무전(정규리 그)) 전반전에만 4골을 기록한 선수는 박수창이 최초다. 무명의 반란이었다. 박수창은 2011년 경희대 졸업 후 대구FC를 통해 프로에 입문했다. 2012년까지 리그 한 경기 출 전에 그쳤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 충주험멜(29경기 2도움)에서 K리그 챌린지 올스타 미드필더 부문 후보로 선정됐 지만 그의 이름은 낯설었다. 하지만 기본기가 뛰어나고 슈팅력도 날카로워 박경훈 감독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 유니폼을 입은 박수창에 대한 시선은 느낌표보다 물음표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 자원이 부족한 팀 사정으로 공격수로 변신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박수창은 4월 30일 제주 데뷔전이었던 수 원FC와의 FA컵 32강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이어진 울산 원정에서 골을 터트리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우리가 흔히 듣는 말 중에 운칠기삼(運七氣三)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의 재주가 3이면 운이 7이란 의미로 받아들여지 는데 본래 의미는 전혀 다른데 비록 세상 일의 70%는 운명이 지배하지만 나머지 30%는 사람의 실력과 노력이 지배 하니 운명 탓만 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라는 의미다. 박수창에게 찾아온 대박 역시 노력의 산물이다. 박수창은 공격수로 변신한 후 더욱 가열차게 자신을 채찍질했다. 공간 침투와 슈팅력이 뛰어난 자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상대 위험지역을 파고들어 슈팅 찬스를 노리는 훈련을 반복했다. 또한 해외 유명 공격수들의 동영상을 수시로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전남과의 경기 전날에도 슈팅 훈련과 이미지트레이닝으로 마음을 다잡았고 그라운드 위에 들어선 순간 그의 몸은 기 다림에 지치기라도 한 듯 그림 같은 슈팅을 연결했다. 이를 지켜보던 관중들이 "도핑 테스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던질 정도로 박수창의 플레이는 환상적이었다. 경기 후 박수창은 좋은 꿈을 꿨냐는 질문에 "잠을 설쳤다. 해외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했다. 오늘 골들도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슈팅 동작에서 상상했던 그림이 그대로 재현됐다"라며 우문현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박수창의 거짓 없는 땀과 열정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박수창은 후반 29분 진대성과 교체 아웃되며 샤샤의 한 경기 최다골 기록(5골, 2002/03/17, 대 부천전, 리그컵)은 물 론 몰리나가 2011년 8월 27일 강원을 상대로 기록한 개인 한 경기 최다 공격포인트(3골 3도움) 기록 경신에도 아쉽 게 실패했다. 못내 아쉬울 법 했지만 박수창은 "다른 기록을 경신할 수 있어서 조금 아쉽지만 나와 교체되는 선수가 팀에 더 활력이 될 수 있기에 개의치 않는다"라며 환한 미소를 잊지 않았다. 어지간한 "\;멘탈 갑"\;이 아니고선 말할 수 없는 대답 이다. 이제 박수창은 자신의 이름 석자를 축구팬들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어제보다 더, 그리고 오늘보다 내일 더 성 장할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