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승리, 오렌지색 아닌 짧은 머리로!
-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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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오렌지색이 아닌, 짧은 머리가 화두에 올랐다.
23일 광주FC와 제주 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7라운드가 열린 광주월드
컵경기장.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조성환 제주 감독이 "머리 잘라 될 일이면 1년 열두 달도 더 잘랐다"라며 웃었다. 5
경기 연속 무승에 선수단과 함께 머리를 잘랐다던 그다.
시즌 초반 2위까지 올라선 제주는 9위까지 떨어졌다. 수비진에 이상이 생기면서 공격진의 화력도 크게 빛을 보지 못
했다. 무승 늪에 허우적대며 팀 분위기도 처졌다. 이에 고참 선수들이 먼저 솔선수범했다. 팀 쇄신을 위해 발버둥 쳤
다.
선수들이 머리를 깎고 오자, 코치진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박동우 수석 코치, 변재섭 코치에게도 이발 바람이 불
었다. 박 수석 코치가 머리를 그렇게 짧게 자른 건 근 20년만. 변 코치도 정해성 전 제주 감독 시절 이후 10년 만이었
다는 후문이다.
조 감독은 "선수 생활 때도 5연패 하고 머리를 깎아봤다"면서도 "심리적으로 무겁다 보니 자신감 자체가 많이 떨어진
다"고 말했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면 머리가 무슨 소용이냐는 것. 실제 종목을 불문하고 수많은 하위권 팀에
서 머리를 짧게 잘랐으나,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끝난 경우도 적지 않다.
광주전은 벼랑 끝 승부였다. 각각 8위와 9위에 랭크됐던 광주와 제주는 상위 스플릿행 마지막 희망을 놓고 외나무다
리서 만났다. 기선을 제압한 건 제주. 라인을 내리면서도, 까랑가와 로페즈 등 기량 좋은 외국인 선수로 최전방에서
승부를 내려 했다.
세차게 두드렸던 골문은 후반 35분에서야 열렸다. 광주 기세가 살아날 무렵, 전방으로 빠르게 공격을 전환한 제주의
역습이 빛났다. 로페즈가 밀어준 볼을 송진형이 슈팅하며 결승골을 작렬했다. 7월 8일 포항 원정 이후 6경기 만에 승
리, 4월 11일 포항전 이후 22경기 만에 무득점 승리로 의미가 컸다.
그간 조 감독 스스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깎기 이전에 좋은 상황을 만들어야 했는데···"라며 말을 줄인 그는 "선수들
이 솔선수범하게 해 너무 미안했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속내를 털어놓은 바 있다.
가까스로 무승 사슬을 끊은 뒤에는 한결 여유가 묻어났다. "결과론적이지만, (이발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농을
치며 "이길 수만 있다면 365일 이 머리로 하겠다. 선수들은 싫어하겠지만 말이다"라고 웃었다.
짧은 머리, 분위기 쇄신으로 팀 승리, 자신감 회복을 얻어낸 제주. 이번 주말엔 7년간 이기지 못한 서울을 홈으로 불
러들여 상위 스플릿행 희망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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